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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VA/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

[객체지향] Ch.1 협력하는 객체들의 공동체

by ♡˖GYURI˖♡ 2024. 5. 28.

객체지향의 목표는 실세계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세계에 대한 비유가 객체지향의 다양한 측면을 이해하고 학습하는 데 매우 효과적이기에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

  • 객체를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는 현실 세계의 생명체에 비유하는 것은 상태와 행위를 '캡슐화'하는 소프트웨어 객체의 '자율성'을 설명하는 데 효과적이다.
  • 현실 세계의 사람들이 암묵적인 약속과 명시적인 계약을 기반으로 협력하며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과정은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하는 객체들의 관계를 설명하는 데 적합하다.
  • 실세계의 사물을 기반으로 소프트웨어 객체를 식별하고 구현까지 이어간다는 개념은 객체지향 설계의 핵심 사상인 '연결완전성(seamlessness)'을 설명하는 데 적합한 틀을 제공한다.

 

협력하는 사람들

요청과 응답으로 구성된 협력

사람들은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와 마주치면 문제 해결에 필요한 지식을 알고 있거나 서비스를 제공해줄 수 있는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request)한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수의 사람 혹은 역할이 필요하기 때문에 한 사람에 대한 요청이 또 다른 사람에 대한 요청을 유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요청은 연쇄적으로 발생한다.

 

요청을 받은 사람은 주어진 책임을 다하면서 필요한 지식이나 서비스를 제공한다. 즉, 다른 사람의 요청에 응답(response)한다. 요청이 연이어 발생하기 때문에 응답 역시 요청의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연쇄적으로 전달된다.

요청과 응답을 통해 ㄷ른 사람과 협력(collaboration)할 수 있는 능력은 인간으로 하여금 거대하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게 만든다. 협력의 성공은 특정한 역할을 맡은 각 개인이 얼마나 요청을 성실히 이행하는가에 달려 있다.

 

역할과 책임

역할은 어떤 협력에 참여하는 특정한 사람이 협력 안에서 차지하는 책임이나 임무를 의미한다. 역할이라는 단어는 의미적으로 책임이라는 개념을 내포한다. 특정한 역할은 특정한 책임을 암시한다. 협력에 참여하며 특정한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들은 역할에 적합한 책임을 수행하게 된다.

 

역할과 책임은 협력이 원활하게 진행되는 데 필요한 핵심적인 구성요소다.

  • 여러 사람이 동일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 e.g. 손님은 캐시어가 누구인지, 바리스타가 누구인지 중요하지 않다.
  • 역할은 대체 가능성을 의미한다.
  • 책임을 수행하는 방법은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 e.g. 바리스타마다 커피 제조 방식이 다를 수 있다.
    • 다형성 : 동일한 요청에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응답할 수 있는 능력
  • 한 사람이 동시에 여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 e.g. 바리스타와 캐시어가 한 사람일 경우

 

 

역할, 책임, 협력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협력하는 객체들

위의 사람이라는 단어를 객체로, 에이전트의 요청을 메시지로, 에이전트가 요청을 처리하는 방법을 메서드로 바꾸면 객체지향이라는 문맥으로 옮겨올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많은 사람들이 객체지향을 설명하기 위해 실세계의 모방이라는 은유를 차용하는 이유다.

 

역할과 책임을 수행하며 협력하는 객체들

결론적으로 시스템은 역할과 책임을 수행하는 객체로 분할되고, 시스템의 기능은 객체 간의 연쇄적인 요청과 응답의 흐름으로 구성된 협력을 통해 구현된다.

 

객체지향 설계라는 예술은 적절한 객체에게 적절한 책임을 할당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책임은 객체지향 설계의 품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책임이 불분명한 객체는 애플리케이션의 미래 역시 불분명하게 만든다.

 

역할은 커피 주문에 참여하는 캐시어나 바리스타와 같이 협력에 참여하는 객체에 대한 일종의 페르소나다. 역할은 관련성 높은 책임의 집합이다. 객체의 역할은 사람의 역할과 유사하게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닌다.

  • 여러 객체가 동일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 역할은 대체 가능성을 의미한다.
  • 각 객체는 책임을 수행하는 방법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 하나의 객체가 동시에 여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  

역할은 유연하고 재사용 가능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설계 요소다. 대체 가능한 역할과 책임은 객체지향 패러다임의 중요한 기반을 제공하는 다형성과도 깊이 연관되어 있다.

 

 

협력 속에 사는 객체

객체지향 어플리케이션의 윤곽을 결정하는 것은 역할, 책임, 협력이지만, 실제로 협력에 참여하는 주체는 객체다. 인간의 세계에서 사람이 없으면 역할, 책임, 협력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처럼 객체가 존재하지 않는 객체지향 세계 역시 아무런 의미가 없다.

 

협력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객체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덕목을 갖춰야 하며, 두 덕목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1. 객체는 충분히 '협력적'이어야 한다.
    객체는 다른 객체의 요청에 충실히 귀 기울이고 다른 객체에게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할 정도로 열린 마음을 지녀야 한다. 여기서 충분히 협력적이라는 말이 다른 객체의 명령에 따라 행동하는 수동적인 존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 객체는 다른 객체의 명령에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요청에 응답할 뿐이다. 어떤 방식으로 응답할지는 객체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한다.
  2. 객체는 충분히 '자율적'이어야 한다. 객체 공동체에 속한 객체들은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하지만, 스스로의 결정과 판단에 따라 행동하는 자율적인 존재다.

 

객체지향 설계의 묘미는 다른 객체와 조화롭게 협력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개방적인 동시에, 협력에 참여하는 방법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자율적인 객체들의 공동체를 설계하는 데 있다.

 

상태와 행동을 함께 지닌 자율적인 객체

흔히 객체를 상태(state)와 행동(behavior)을 함께 지닌 실체라고 정의한다. 이 말은 객체가 협력에 참여하기 위해 어떤 행동을 해야 한다면, 그 행동을 하는 데 필요한 상태도 함께 지니고 있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객체의 자율성은 객체의 내부와 외부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으로부터 나온다. 객체의 사적인 부분은 객체 스스로 관리하고 외부에서 일체 간섭할 수 없도록 차단해야 하며, 객체의 외부에서는 접근이 허락된 수단을 통해서만 객체와 의사소통 해야 한다. 객체는 다른 객체가 '무엇(what)'을 수행하는지는 알 수 있지만, '어떻게(how)' 수행하는지는 알 수 없다.

 

객체의 관점에서 자율성이란 자신의 상태를 직접 관리하고, 상태를 기반으로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객체는 행동을 위해 필요한 상태를 포함하는 동시에, 특정한 행동을 수행하는 방법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객체는 상태와 행위를 하나의 단위로 묶는 자율적인 존재다. 이렇게 자율적인 객체로 구성된 공동체는 유지보수가 쉽고 재사용이 용이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협력과 메시지

풍부한 메커니즘을 이용해 요청하고 응답할 수 있는 인간들의 세계와 달리, 객체지향의 세계에서는 오직 한 가지 의사소통 수단만이 존재한다. 이를 메시지라고 한다. 한 객체가 다른 객체에게 요청하는 것을 메시지를 전송한다 말하고, 다른 객체로부터 요청을 받는 것을 메시지를 수신한다고 말한다. 

 

결과적으로 객체는 협력을 위해 다른 객체에게 메시지를 전송하고 다른 객체로부터 메시지를 수신한다. 따라서 객체지향의 세계에서의 협력은 메시지를 전송하는 객체와 메시지를 수신하는 객체 사이의 관계로 구성된다. 이 때 메시지를 전송하는 객체를 송신자(sender)라고 부르고 메시지를 수신하는 객체를 수신자(receiver)라고 부른다.

 

메서드와 자율성

객체가 수신된 메시지를 처리하는 방법을 메서드(method)라고 부른다.

 

어떤 객체에게 메시지를 전송하면 결과적으로 메시지에 대응되는 특정 메서드가 실행된다. 메시지를 수신한 객체가 실행 시간에 메서드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다른 프로그래밍 언어와 객체지향 프로그래밍 언어를 구분 짓는 핵심적인 특징 중 하나다. 이것은 프로시저 호출에 대한 실행 코드를 컴파일 시간에 결정하는 절차적인 언어와 확연히 구분되는 특징이다.

 

메시지와 메서드의 분리는 객체의 협력에 참여하는 객체들 간의 자율성을 증진시킨다. 외부의 요청이 무엇인지를 표현하는 메시지와 요청을 처리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인 메서드를 분리하는 것은, 객체의 자율성을 높이는 핵심 메커니즘이며, 이는 캡슐화라는 개념과도 깊이 연관되어 있다.

 

 

객체지향의 본질

  • 객체지향이란 시스템을 상호작용하는 자율적인 객체들의 공동체로 바라보고 객체를 이용해 시스템을 분할하는 방법이다.
  • 자율적인 객체란 상태와 행위를 함께 지니며, 스스로 자기 자신을 책임지는 객체를 의미한다.
  • 객체는 시스템의 행위를 구현하기 위해 다른 객체와 협력한다. 각 객체는 협력 내에서 정해진 역할을 수행하며 역할은 관련된 책임의 집합이다.
  • 객체는 다른 객체와 협력하기 위해 메시지를 전송하고, 메시지를 수신한 객체는 메시지를 처리하는 데 적합한 메서드를 자율적으로 선택한다.

 

객체를 지향하라

훌륭한 객체지향 설계자가 되기 위해 거쳐야 할 첫 번째 도전은, 코드를 담는 클래스의 관점에서 메시지를 주고받는 객체의 관점으로 사고의 중심을 전환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떤 클래스가 필요한가가 아니라, 어떤 객체들이 어떤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협력하는가다. 클래스는 객체들의 협력 관계를 코드로 옮기는 도구에 불과하다.

 

널리 알려진 미신과 달리 객체지향의 핵심을 클래스가 아니다. 핵심은 적절한 책임을 수행하는 역할 간의 유연하고 견고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객체지향의 중심에는 클래스가 아니라 객체가 위치하며, 중요한 것은 클래스들의 정적인 관계가 아니라 메시지를 주고받는 객체들의 동적인 관계다.

 

클래스의 구조와 메서드가 아니라, 객체의 역할, 책임, 협력에 집중하라. 객체지향은 객체를 지향하는 것이지, 클래스를 지향하는 것이 아니다.

 

 

 

 


 

이제껏 객체지향에 대해 공부할 때는 항상 '현실의 모방'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번 챕터를 통해 '현실의 모방'이라는 것은 단지 객체지향의 개념에 대해 학습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는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