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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VA/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

[객체지향] Ch.2 이상한 나라의 객체

by ♡˖GYURI˖♡ 2024. 6. 6.
객체지향 패러다임은 지식을 추상화하고 추상화한 지식을 객체 안에 캠슐화함으로써 실세계 문제에 내재된 복잡성을 관리하려고 한다. 객체를 발견하고 창조하는 것은 지식과 행동을 구조화하는 문제다.
- 레베카 워프스브록 (Rebecca Wirfs-Brock)

 

 

객체지향과 인지 능력

인간은 본능적으로 세상을 독립적이고 식별 가능한 객체의 집합으로 바라본다. 많은 사람들이 객체지향을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패러다임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객체지향이 세상을 자율적이고 독립적인 객체들로 분해할 수 있는 인간의 기본적인 인지 능력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직접적으로 지각할 수 있는 대부분의 객체는 물리적인 경계를 지닌 구체적인 사물이다. 그러나 인간의 인지 능력은 물리적인 한계를 넘어 개념적으로 경계 지을 수 있는 추상적인 사물까지도 객체로 인식할 수 있게 한다.

 

즉, 객체란 인간이 분명하게 인지하고 구별할 수 있는 물리적인 또는 개념적인 경계를 지닌 어떤 것이다.

 

객체지향 패러다임의 목적은 현실 세계를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 세계를 기반으로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것이다. 따라서 소프트웨어 세계에서 살아가는 객체는 현실 세계에 존재하는 객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e.g. 현실 세계의 전등은 사람의 손길 없이는 스스로 불을 밝힐 수 없지만 소프트웨어 세계의 전등은 외부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전원을 켜거나 끌 수 있다.

 

 

객체, 그리고 이상한 나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이야기 전반부에 앨리스가 아름다운 정원에 들어가기 위해 몸의 크기를 작게 줄이는 부분이다.

 

앨리스는 정원으로 가는 길을 가로막고 있는 작은 문을 통과하기 위해 자신의 키를 줄이거나 늘렸다. 앨리스는 정원으로 통하는 문을 통과하기에 적당한 상태로 자신의 키를 계속해서 변화시킨 것이다. 문을 통과하기에 적당한 상태란 바로 문을 통과하기에 적절한 키를 의미한다. 따라서 특정 시점의 앨리스의 상태란 특정 시점에서의 앨리스의 키를 의미한다.

 

앨리스의 키는 앨리스가 '마셔라'라는 커다란 글자가 인쇄된 병 속의 음료를 마시거나 토끼가 떨어뜨린 부채로 부채질을 하거나 쐐기벌레가 알려준 버섯의 한쪽 부분을 먹으면 작아지고, 상자 속의 케이크를 먹거나 버섯의 반대쪽 부분을 먹으면 커진다. 결국 앨리스의 키를 변화시키는 것은 앨리스의 행동이다. 앨리스가 하는 행동에 따라 앨리스의 상태가 변하게 된다.

 

앨리스의 상태를 결정하는 것은 행동이지만 행동의 결과를 결정하는 것은 상태다. 케이크를 먹거나 부채질을 하기 전에 앨리스의 키가 얼마였느냐가 케이크를 먹거나 부채질을 한 후의 앨리스의 키를 결정한다. 따라서 앨리스가 한 행동의 결과는 앨리스의 상태에 의존적이다.

 

어떤 행동의 성공 여부는 이전에 어떤 행동이 발생했는지에 영향을 받으며, 행동 간의 순서 또한 중요하다. 앨리스가 문을 통과하려는 행동이 성공하려면 음료나 케이크를 먹는 행동이 선행돼야만 한다.

 

행동에 의해 앨리스의 상태가 변경되더라도 앨리스가 앨리스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따라서 앨리스는 상태 변경과 무관하게 유일한 존재로 식별 가능하다.

 

앨리스의 특징

  • 앨리스는 상태를 가지며 상태는 변경 가능하다.
  • 앨리스의 상태를 변경시키는 것은 앨리스의 행동이다.
    • 행동의 결과는 상태에 의존적이며 상태를 이용해 서술할 수 있다.
    • 행동의 순서가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 앨리스는 어떤 상태에 있더라도 유일하게 식별 가능하다.

 

 

객체, 그리고 소프트웨어 나라

하나의 개별적인 실체로 식별 가능한 물리적인 또는 개념적인 사물은 어떤 것이라도 객체가 될 수 있다. 객체의 다양한 특성을 효과적으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객체를 상태(state), 행동(behavior), 식별자(identity)를 지닌 실체로 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상태, 행동, 식별자를 지닌 실체다. 그리고 소프트웨어 안에 창조되는 객체 역시 상태, 행동, 식별자를 지닌다.

 

객체식별 가능한 개체 또는 사물이다. 객체는 자동차처럼 만질 수 있는 구체적인 사물일 수도 있고, 시간처럼 추상적인 개념일 수도 있다. 객체는 구별 가능한 식별자, 특징적인 행동, 변경 가능한 상태를 가진다. 소프트웨어 안에서 객체는 저장된 상태와 실행 가능한 코드를 통해 구현된다.

 

 

상태

왜 상태가 필요한가

객체가 주변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어떻게 반응하는가는 그 시점까지 객체에 어떤 일이 발생했느냐에 좌우된다. 어떤 행동의 결과는 과거에 어떤 행동들이 일어났었느냐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과거에 발생한 행동의 이력을 통해 현재 발생한 행동의 결과를 판단하는 방식은 복잡하고 번거로우며 이해하기 어렵다. 따라서 인간은 행동의 과정과 결과를 단순하게 기술하기 위해 상태라는 개념을 고안해냈다.

 

상태를 이용하면 과거의 모든 행동 이력을 설명하지 않고도 행동의 결과를 쉽게 예측하고 설명할 수 있다. 또,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현재를 기반으로 객체의 행동 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 상태는 근본적으로 세상의 복잡성을 완화하고 인지 과부하를 줄일 수 있는 중요한 개념이다.

 

 

상태와 프로퍼티

숫자, 문자열, 양, 속도, 시간, 날짜, 참/거짓과 같은 단순한 값들은 객체가 아니다. 단순한 값들은 그 자체로 독립적인 의미를 가지기보다는 다른 객체의 특성을 표현하는 데 사용된다. 다시 말해 다른 객체의 상태를 표현하기 위해 사용된다. 비록 단순한 값은 객체가 아니지만 객체의 상태를 표현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다.

 

때로는 단순한 값이 아니라 객체를 사용해 다른 객체의 상태를 표현해야 할 때가 있다. 앨리스가 현재 음료를 들고 있는 상태인지를 표현하고 싶다면, 앨리스의 상태 일부를 음료라는 객체를 통해 표현할 수 있다. 앨리스가 음료를 들고 있는지 여부는 앨리스라는 객체가 음료라는 객체와 연결돼 있는지 여부로 표현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모든 객체의 상태는 단순한 값과 객체의 조합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때 객체의 상태를 구성하는 모든 특징을 통틀어 객체의 프로퍼티(property)라고 한다. 앨리스의 경우 키, 위치, 음료가 앨리스의 프로퍼티가 된다. 일반적으로 프로퍼티는 변경되지 않고 고정이기 때문에 정적이다. 반면 프로퍼티 값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경되기 때문에 동적이다. 앨리스의 키는 음료를 마시면 작아질 것이고, 문을 통과하면 위치가 정원으로 바뀔 것이며, 음료를 다 마신 후에는 현재 가지고 있는 음료를 버리게 될 것이다.

 

앨리스 객체와 음료 객체의 연결처럼, 객체와 객체 사이의 의미 있는 연결을 링크(link)라고 한다. 객체와 객체 사이에는 링크가 존재해야만 요청을 보내고 받을 수 있다. 즉, 객체의 링크를 통해서만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링크는 객체가 다른 객체를 참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것은 일반적으로 한 객체가 다른 객체의 식별자를 알고 있는 것으로 표현된다.

 

객체 간의 선으로 표현되는 링크와 달리 객체를 구성하는 단순한 값은 속성(attribute)라고 한다. 앨리스의 키와 위치는 단순한 값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속성이다. 객체의 프로퍼티는 단순한 값인 속성과 다른 객체를 가리키는 링크라는 두 가지 종류의 조합으로 표현할 수 있다.

 

상태특정 시점에 객체가 가지고 있는 정보의 집합으로 객체의 구조적 특징을 표현한다. 객체의 상태는 객체에 존재하는 정적인 프로퍼티동적인 프로퍼티 값으로 구성된다. 객체의 프로퍼티단순한 값과 다른 객체를 참조하는 링크로 구분할 수 있다.

 

객체는 자율적인 존재라는 점을 명심하자. 객체지향의 세계에서 객체는 다른 객체의 상태에 직접적으로 접근할 수도, 상태를 변경할 수도 없다. 자율적인 객체는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책임져야 한다. 이 때 행동은 다른 객체로 하여금 간접적으로 객체의 상태를 변경하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결국 객체는 스스로의 행동에 의해서만 상태가 변경되는 것을 보장함으로써 객체의 자율성을 유지한다.

 

 

행동

상태와 행동

객체의 상태를 변경하는 것은 객체의 자발적인 행동뿐이다. 객체가 취하는 행동은 객체 자신의 상태를 변경시킨다. 객체의 행동에 의해 객체의 상태가 변경된다는 것은 행동이 부수 효과(side effect)를 초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앨리스가 케이크를 먹는 행위는 앨리스의 키를 작게 변화시키고 케이크의 양을 줄이는 부수 효과를 야기한다.

 

객체의 행동은 객체의 상태를 변경시키지만 행동의 결과는 객체의 상태에 의존적이다. 따라서 상태와 행동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 객체의 행동은 상태에 영향을 받는다.
  • 객체의 행동은 상태를 변경시킨다.

 

이는 상태라는 개념을 이용해 행동을 다음의 두 가지 관점에서 서술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 상호작용이 현재의 상태에 어떤 방식으로 의존하는가
  • 상호작용이 어떻게 현재의 상태를 변경시키는가

 

앨리스가 문을 통과하는 행동을 상태 관점에서 설명해보자. 이를 위해서는 과거의 행동을 돌아볼 필요 없이, 앨리스의 키와 위치라는 두 가지 상태만 이용해서 간단하게 서술할 수 있다.

  • 앨리스의 키가 40cm 이하라면 문을 통과할 수 있다.
  • 문을 통과한 후에 앨리스의 위치는 아름다운 정원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처럼 상태를 이용하면 복잡한 객체의 행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협력과 행동

어떤 객체도 섬이 아니다. 객체는 다른 객체와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하며 '협력하는 객체들의 공동체'에 참여하기 위해 노력한다.

 

객체가 다른 객체와 협력하는 유일한 방법은 다른 객체에게 요청을 보내는 것이다. 요청을 수신한 객체는 요청을 처리하기 위해 적절한 방법에 따라 행동한다. 따라서 객체의 행동은 객체가 협력에 참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객체가 다른 객체와 메시지를 통해서만 의사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객체가 어떤 행동을 하도록 만드는 것은 객체가 외부로부터 수신한 메시지다. 객체는 수신된 메시지에 따라 적절히 행동하면서 협력에 참여하고 그 결과로 자신의 상태를 변경한다.

 

객체는 협력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자기 자신의 상태뿐만 아니라 다른 객체의 상태 변경을 유발할 수도 있다. 앨리스가 음료를 마시면 음료의 양이 줄어들어야 하는 것이다.

 

객체의 행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결과는 다음과 같다.

  • 객체 자신의 상태 변경
  • 행동 내에서 협력하는 다른 객체에 대한 메시지 전송

 

행동이란 외부의 요청 또는 수신된 메시지에 응답하기 위해 동작하고 반응하는 활동이다. 행동의 결과로 객체는 자신의 상태를 변경하거나 다른 객체에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객체는 행동을 통해 다른 객체와의 협력에 참여하므로 행동은 외부에 가시적이어야 한다.

 

 

상태 캡슐화

객체지향의 세계에서 모든 객체는 자신의 상태를 스스로 관리하는 자율적인 존재다. 앨리스 객체의 키를 작게 만드는 것이 앨리스 자신인 것처럼 음료 객체의 양을 줄이는 것은 음료 자신이어야 한다. 따라서 앨리스는 직접적으로 음료의 상태를 변경할 수 없다. 단지 음료에게 자신의 음료를 마셨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뿐이다.

 

 

위 그림에서 메시지 송신자는 메시지 수신자의 상태 변경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 이것이 캡슐화가 의미하는 것이다. 객체는 상태를 캡슐 안에 감춰둔 채 외부로 노출하지 않는다. 객체가 외부에 노출하는 것은 행동뿐이며, 외부에서 객체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역시 행동뿐이다.

 

객체의 행동을 유발하는 것은 외부로부터 전달된 메시지지만 객체의 상태를 변경할지 여부는 객체 스스로 결정한다. 사실 객체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외부의 객체는 메시지를 수신하는 객체의 상태가 변경된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한다. 메시지 송신자는 단지 자신의 요구를 메시지로 포장해서 전달할 뿐이다. 메시지를 해석하고 그에 따라 상태를 변경할지 여부는 전적으로 메시지 수신자의 자율적인 판단에 따른다.

 

결론적으로 상태를 잘 정의된 행동 집합 뒤로 캡슐화하는 것은 객체의 자율성을 높이고 협력을 단순하고 유연하게 만든다. 이것이 상태를 캡슐화해야 하는 이유이다.

 

 

식별자

객체란 인간의 인지 능력을 이용해 식별 가능한 경계를 가진 모든 사물을 의미한다. 객체가 식별 가능하다는 것은 객체를 서로 구별할 수 있는 특정한 프로퍼티가 객체 안에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프로퍼티를 식별자라고 한다. 모든 객체는 식별자를 가지며 식별자를 이용해 객체를 구별할 수 있다.

 

값과 객체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값은 식별자를 가지지 않지만 객체는 식별자를 가진다는 점이다.

 

값은 숫자, 문자열, 날짜, 시간, 금액 등과 같이 변하지 않는 양을 모델링한다. 흔히 값의 상태는 불변 상태를 가진다고 말한다. 값의 경우 두 인스턴스의 상태가 같다면 두 인스턴스를 같은 것으로 판단한다. 이처럼 상태를 이용해 두 값이 같은지 판단할 수 있는 성질을 동등성(equality)이라고 한다. 상태를 이용해 동등성을 판단할 수 있는 이유는 값의 상태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객체는 시간에 따라 변경되는 상태를 포함하며, 행동을 통해 상태를 변경한다. 따라서 객체는 가변 상태를 가진다고 말한다. 타입이 같은 두 객체의 상태가 완전히 똑같더라도 두 객체는 독립적인 별개의 객체로 다뤄야 한다. 또한 두 객체의 상태가 다르더라도 식별자가 같다면 두 객체를 같은 객체로 판단할 수 있다. 이처럼 식별자를 기반으로 객체가 같은지를 판단할 수 있는 성질을 동일성(identical)이라고 한다. 상태를 기반으로 객체의 동일성을 판단할 수 없는 이유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객체의 상태가 변하기 때문이다. 

 

식별자 어떤 객체를 다른 객체와 구분하는데 사용하는 객체의 프로퍼티다. 값은 식별자를 가지지 않기 때문에 상태를 이용한 동등성 검사를 통해 두 인스턴스를 비교해야 한다. 객체는 상태가 변경될 수 있기 때문에 식별자를 이용한 동일성 검사를 통해 두 인스턴스를 비교할 수 있다.

 

 

객체의 특징

  • 객체는 상태를 가지며 상태는 변경 가능하다.
  • 객체의 상태를 변경시키는 것은 앨리스의 행동이다.
    • 행동의 결과는 상태에 의존적이며 상태를 이용해 서술할 수 있다.
    • 행동의 순서가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 객체는 어떤 상태에 있더라도 유일하게 식별 가능하다.

 

쿼리(query) : 객체의 상태를 조회하는 작업
명령(command) : 객체의 상태를 변경하는 작업

 

 

행동이 상태를 결정한다

객체지향에 갓 입문한 사람들이 가장 쉽게 빠지는 함정은 상태를 중심으로 객체를 바라보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상태를 먼저 결정하고 행동을 나중에 결정하는 방법은 설계에 나쁜 영향을 끼친다.

  1. 상태를 먼저 결정할 경우 캡슐화가 저해된다.
  2. 객체를 협력자가 아닌 고립된 섬으로 만든다.
  3. 객체의 재사용성이 저하된다.

 

협력에 참여하는 훌륭한 객체 시민을 양성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상태가 아니라 행동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객체의 행동은 객체가 협력에 참여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협력 안에서 객체의 행동은 결국 객체가 협력에 참여하면서 완수해야 하는 책임을 의미한다. 따라서 어떤 책임이 필요한가를 결정하는 과정이 전체 설계를 주도해야 한다. 책임-주도 설계(RDD)는 협력이라는 문맥 안에서 객체의 행동을 생각하도록 도움으로써 응집도 높고 재사용 가능한 객체를 만들 수 있게 한다.

 

 

은유와 객체

의인화

현실 속에서는 수동적인 존재가 소프트웨어 객체로 구혀될 때는 능동적으로 변한다. 현실의 객체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객체의 특징을 의인화(anthropomorphism)라고 부른다.

 

소프트웨어 안에 구축되는 객체지향 세계는 현실을 모방한 것이 아니다. 현실의 모습을 조금 참조할 뿐 궁극적인 목적은 현실과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것이다. 또한 객체지향의 세계는 현실의 추상화가 아니다. 오히려 객체지향 세계의 거리는 현실 속의 객체보다 더 많은 특징과 능력을 보유한 객체들로 넘쳐난다.

 

 

은유

객체지향의 세계와 현실 세계 사이에 전혀 상관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모방이나 추상화의 수준이 아닌 다른 관점에서 유사성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현실 세계와 객체지향의 세계 사이의 관계를 좀 더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단어는 은유(metaphor)다.

 

은유란 실제로는 적용되지 않는 한 가지 개념을 이용해 다른 개념을 서술하는 대화의 한 형태다. 은유의 본질은 한 종류의 사물을 다른 종류의 사물 관점에서 이해하고 경험하는 데 있다.

 

이 같은 관계는 객체지향 모델링에서 발견되는 현실 객체와 소프트웨어 객체의 관게와 일치한다. 현실 속의 객체의 의미 일부가 소프트웨어 객체로 전달되기 때문에 프로그램 내의 객체는 현실 속의 객체에 대한 은유다.

 

소프트웨어에 대해 사람들이 생각하는 모습과 실제 소프트웨어의 표현 사이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때소프트웨어 객체에 대한 현실 객체의 은유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면 표현적 차이를 줄일 수 있으며, 이해하기 쉽고 유지보수가 용이한 소프트웨어를 만들 수 있다.

 

 

 


 

이번 챕터에서 가장 인상적이어었던 부분은 다음과 같다.

  • 객체는 자율적인 존재이다.
  • 객체의 행동을 먼저 결정한 후 행동에 적절한 상태를 선택하자.

한 객체에 상태와 행동이 포함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자율적인 존재라는 건 잘 와닿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챕터를 통해 왜 객체를 자율적인 존재라고 설명하는지 이해가 되었다. 위에 나왔던 예시처럼 앨리스 객체는 음료 객체에 '마신다'라는 메시지를 보낼 뿐, 앨리스 객체가 음료 객체의 양을 줄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음료 객체는 앨리스 객체로부터 '마신다'라는 메시지를 받은 후 스스로 양을 줄인다. 그렇기에 음료 객체는 자율적인 존재인 것이다!

 

또한 이제껏 개발을 하며 객체의 상태부터 정한 후에 서로 간의 행동을 연결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 챕터를 통해 행동을 먼저 결정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알 수 있었다. 객체의 행동은 결국 객체가 협력에 참여하면서 완수해야 할 책임을 의미하는 것이고, 따라서 어떤 책임이 필요한가를 결정하는 과정이 전체 설계를 주도해야 하는 RDD를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앞으로는 객체 간의 행동(관계)에 대해 먼저 생각한 후,  그에 필요한 상태들을 생각해 보아야겠다!